무역이라는 용어에서 한문의 무나 역은 모두 재화를 매매 또는 교환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거래는 대부분 이윤 목적으로 하는 상거래로 하는 것이지만 이윤 획득과 관련 없는 거래도 있다.
이럴 때 거래되는 재화란 큰 의미에서는 상품이나 용역 또는 온라인으로 거래되는 디지털 재화와 지식재산권 등 경제적
가치가 있고 거래의 대상이 되는 것들을 뜻한다. 좁은 의미에서는 이동이 가능한 동산으로서의 물품을 의미한다.
영어로 표기되는 trade 역시 재화의 거래라는 의미를 가진다.
재화의 국내 거래에서는 무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외국과의 거래에서만 사용한다. 하지만 내국무역이라는 용어를 쓸 때는 국내에 있는 외국인에게 재화를 제공하고 국내 통화가 아닌 외화를 획득한다는 것에서 국내상업과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무역이라고 할 때는 외국무역을 의미한다. 한 나라와 또 다른 나라에 소재하는 당사자 간 거래를 뜻한다. 그러나 국내 거래와 무역은 같은 재화가 단지 국경을 통과하는지 여부에서만 다른 것이 아니다. 거래의
여건이나 거래를 규율하는 제도 또한 크게 다른 경우가 많다.
같은 무역을 두고 국제무역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는 재화가 국가와 국가 간에 거래되는 현상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표현하는 것이다. 세계무역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는 국제무역이 전 세계적으로 행해지는 현상을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용어들이 항상 명확하게 구분되어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무역이란 결국 거래의 당사자가 서로 다른 나라에 소재하면서 국경을 통과하여 이동되는 재화의 거래를 의미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무역이 서로 다른 국가 간의 거래라는 특징이 있지만 재화의 거래라는 점에서는 국내에서의 상거래와 같다.
인간 역사에서 어느 때부터 사람들이 서로 재화를 거래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나라가 만들어지기 훨씬 이전 아득한 옛날부터 사람들은 거래를 통해 서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음에 틀림없다. 인류 역사에서 왕조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을 기원전 3천년 전쯤 이집트로 알려져 있다. 불과 5천여년 전이다. 중국의 전설적 최초 왕국인 하나라는 이보다 늦은 기원전 2200년경에 출현한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나라는 단군조선의 시작을 기원전 2333년으로 보아 단기를
정하였고, 기록에는 신라가 기원전 57년, 고구려가 기원전 37년, 백제가 기원전 18년에 건국된 것으로 나타난다.
상업 목적의 거래이거나, 아니면 직접 소비할 물품의 거래이거나를 막론하고 한 나라와 다른 나라에 소재하는 경제주체 간 거래를 무역이라 한다면 왕조가 출현한 시기가 곧 그 나라에서 무역이 시작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왕조가 나타나기
이전부터 사람들 간 재화 거래가 있었던 것이 왕조로 인해 단절되었을 리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왕국과 왕국 간에
경계선이 만들어지고, 이를 국경으로 삼아 왕권이 인원과 물자의 국경 출입을 통제하면서부터 무역에 대해서도 크고 작은 개입이 시작되었다. 오늘날에도 여러 가지 이유에서 무역 거래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국내 거래에 대한 것보다 훨씬 많고 다양하다.
왕조시대 외국과의 무역에 관한 기록은 동서양 모두 많이 남아 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동양과 서양 간의 무역로인 비단길이다. 실크로드는 중국 한나라 시대에 타림분지 연변의 오아시스 도시를 지나고, 타미르 고원을 넘어 중국과 서방을
연결하던 길을 가리킨다. 중국과 서방의 교역로는 사서에 정식으로 기록되기 전부터 통하고 있었다. 실크로드가
만들어지기 200여년 앞서 중국 서남부에서 티베트를 넘어 네팔, 인도로 이어지는 차마고도가 형성되어 차와 소금, 약재,
향료 등이 운반되었다.
동양과 서양이 공식적으로 교통하기 시작한 것은 한나라 무제의 명으로 장건이 중앙아시아에 파견된 뒤부터다. 동서를
잇는 무역로인 비단길로 중국에서는 특산물인 비단 등이, 서쪽에서는 옥이나 보석, 유리 제품 등이 운반되어 왔다. 또한
포도, 석류, 호두, 완두, 참깨, 오이, 거여목, 잇꽃 등의 식물류, 비파, 공후 등의 악기, 음악과 무용, 요술, 곡예를 비롯하여
중앙아시아, 서아시아의 각종 산물과 풍속이 중국에 전해졌다. 또한 인도의 불교, 이란의 조로아스터교와 마니교,
네스토리우스파의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등의 종교도 전해졌고, 중국에서는 주철기술과 양잠, 제지법과 나침판, 인쇄술 등을 서방에 전했다. 실크로드는 동서문화의 전달로로서도 큰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동양과 서양 간 본격적인 무역은 유럽에 의한 지리상의 발견이 잇따른 15세기 말 이후부터이다. 지리상 발견의
주역은 포르투갈과 에스파냐였다. 포르투갈은 동방에서 향신료, 에스파냐는 신대륙에서 금, 은, 담배 등을 수입하고 모직물을 수출하였다. 1588년 에스파냐의 무적함대가 영국 해군에 패한 뒤 제해권은 영국이 갖게 되었다. 18세기에서 19세기
영국은 산업혁명으로 면방 공업이 기계화되고 면직물이 대량 생산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19세기 중반에 이르면 영국의 수출량이 전 세계 무역량의 1/4에서 1/3에 달할 정도로 영국이 세계무역을 주도하였다.
우리나라도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 중국과의 무역에 관한 기록은 여러 곳에 남아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서기 828년
남해안 해상교통의 요지인 완도에 1만명의 민군을 조직하여 청해진이란 일종의 해군기지를 건설하여 무역로를 보호하였던 장보고의 사례이다. 장보고는 신라 왕실로부터 청해진 대사라는 벼슬을 받고, 독자적 세력으로 당시 이 지역에 성행하던 해적을 완전히 소탕하였다. 나아가 동북아시아 일대의 해상무역권을장악하고, 그것을 토대로 당나라, 신라, 일본을 잇는
국제무역을 주도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역대 왕조에서의 외국과의 교역은 대체로 인근 국가들과의 조공 무역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 17세기에 이르면 조선 조정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청국상인과 조선국 상인 간 사무역이 성행하여 영조 30년에 이르러는 책문후시를 공인하고, 상인들이 후시에 가져오는 물품에 대해 일종의 세금을 부과한 기록이 있다.
무역학과 연구분야
우리나라 대학에서 무역학과가 처음 설치된 것은 1952년으로 알려져 있다. 그 후 정부가 수출지향적 경제정책을 취하면서 1960년대 중반에서부터 여러 대학에 무역을 전공으로 하는 학과가 설치되었다. 무역학은 초기에는 경영학의 특수 연구
분야 또는 경제학의 국제경제학 분야로 취급되던 것이 점차 독자적인 학문영역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무역학은 무역
현상에 대한 제반 문제를 연구하는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학문이다. 그 연구 대상은 상당히 광범하지만 크게 국민경제적
연구 분야와 개별경제적 연구 분야로 나뉠 수 있다.
국민경제적 연구 분야에서는 무역학을 거시적, 경제학적으로 접근한다. 연구의 초점은 무역이론 부분에서는 무역의
발생원인과 무역의 방향, 무역 이익의 발생원인과 귀속처 등을 다룬다. 무역정책 부분에서는 관세와 비관세로 구분되는
무역정책의 수단과 그에 따른 경제적 효과 등을 다룬다. 무역환경 부분에서는 국제무역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국제경제기구와 FTA로 대표되는 지역 경제통합체, 중국의 무역 동향, 국제자원의 개발 그 밖에 무역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초점을 둔다. 무역사 부분에서는 주로 우리나라 무역의 전개 과정과 경제성장의 관계, 무역의 현황 등을, 국제금융 부분에서는 외환과 환율, 환리스크, 국제 금융시장과 국제수지 등의 연구에 초점을 둔다.
개별경제적 연구 분야에서 무역학을 국제경영 측면과 무역실무 측면에서 접근한다. 먼저 국제경영 부분에서는 기업의
관점에서 무역을 설명한다. 일국이 아니라 글로벌한 시각에서 무역을 국제사업과 관련시켜 그 형태와 활동상, 전략적
측면을 연구하는 것이다. 이때 기업의 국제화나 해외직접투자 전략, 해외 생산과 마케팅전략 등이 주된 관심사로 무역과
연계되어 연구된다. 무역실무 부분은 개별 무역 거래 과정 자체에 초점을 두고 실무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무역실무자의 입장에서 시장조사에서부터 신용조사, 상담, 계약체결, 운송과 보험, 수출입 통관 대금결제, 분쟁 해결 등 무역 과정의 각 단계마다 업무를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에 관한 구체적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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